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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빈소 들어선 생존 학생들, 영정사진 보곤…

안산=이지은 기자, 정경화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04-18 14:57

안산市, 애타는 기다림
18일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에선 학생과 부모, 주민들의 애타는 기다림이 이어졌다. 주인이 자릴 비운 학교는 예전 모습을 잃었다. 학교 곳곳엔 애도 쪽지가 나붙었고 자물쇠로 굳게 닫힌 2학년 교실 칠판은  ‘어서 돌아오라는 학생들의 글로 메워졌다. 단원고는 23일까지 임시 휴교 중이다. 4층 강당에 마련된 임시 대기소에선 실종자 친·인척과 학생 등 100여명이 굳은 표정으로 사고 관련 뉴스를 보고 있었다. 일부는 탈진해 교내 응급지원실로 실려갔다. 심장병으로 진도까지 가지 못한 실종 학생 어머니 이모(40)씨는 실신해 병원에 이송됐다.


<▲ (위 사진)18일 오전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교실 창가에서 학생들이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글을 메모지에 적어 붙이고 있다. (아래 사진)18일 오후 경기 안산 한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단원고 2학년 이다운군 빈소에 조문하러 온 친구들이 울먹이자 유족이 끌어안으며 등을 두드려주고 있다. /뉴스1 >

침몰 당시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나눈 마지막 대화로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던 단원고 연극부원들도 사고 날부터 3일째 학교에 머물고 있다. 단원고 연극부원 30명 중 세월호에 탄 2학년 학생은 모두 11명. 구조된 여학생 한 명을 빼고는 나머지 부원 모두 소식이 없다. 앞서 실종된 부원들은 사고 직후인 오전 9시 5분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연극부 다들 사랑해  ‘우리 진짜 죽을 것 같아. 애들아 진짜 내가 잘못한 거 있으면 다 용서해줘. 사랑한다 등의 메시지를 남긴 뒤 곧 연락이 두절됐다. 이날 부원들은 실종된 부원들의 생환을 바라며  ‘선배, 얼른 나와서 같이 연습해요 등 편지를 써 붙였다.

세월호에서 살아남은 학생들은 친구들의 빈소를 찾아 통곡했다. 17일 오후 10시쯤 안산고대병원에 입원해 있던 단원고 학생 7명이 이 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정차웅(17), 임경빈(17)군의 빈소를 찾았다. 세월호에서 가까스로 구조된 김승재(17), 나종문(17)군 등 학생들은 환자복을 입은 채였다. 사고 당시 배에서 뛰어내리며 무릎 연골을 다친 김수빈(17)군은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 임군의 빈소에 들어선 이들은 친구의 영정사진을 발견하고 그대로 얼어붙었다. 유가족은 쉽게 학생들을 놓아주지 못했다. "배가 제자리에서 돌진 않았니?" "배가 기울어서 뛰어내리기 어려웠겠구나. 우리 경빈이 성격에 뛰어내렸을 것 같은데" 등 사고 당시 상황을 물었다. 학생들은 묻는 말 외에는 이야기를 잘 하지 못했다. 임군의 할머니는 연신 "고맙다"며 "우리 잘생기고 착한 경빈이 어디로 갔어"하며 목놓아 울었다. 한 학생이 숨이 넘어갈 듯 울면서 곧 빈소 안은 눈물바다로 변했다. 사망한 학생들의 빈소에는 친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17일 하교 시간 이후 수백명의 안산시내 고등학생들이 빈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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